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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가 말하는 성공적인 결혼!

오뚜기 2010. 1. 21. 15:11

결혼에 관해 인용할 만한 구절

드러커 박사의 성공적인 삶의 중요한 측면인 ‘성공적인 결혼생활’의 비결에 대해 소개하는 것으로 역자 후기를 대신할까 한다.

2004년 5월에 드러커 박사 자택을 방문했을 때 도리스 부인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93세라고는 도무지 생각되지 않는 분이셨다. 드러커 박사와 마찬가지로 도리스 부인도 그녀의 일을 계속하는 분이셨다.
부부가 함께 오래 살면서 각자의 영역에서 정력적으로 일하고 성공할 수 있었다는 데서 행복한 결혼생활의 비결을 엿볼 수 있다.

한편 도리스 부인의 자서전인 <당신을 만나기까지>는 도리스 부인이 드러커 박사를 만나기 전까지의 자신의 생애와 시대 배경을 그 시대의 시점으로 써내려간 책이다. 20세기 초반의 유럽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묘사한 귀중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드러커 박사가 쓴 ‘도리스와 결혼하여 60년—행복한 결혼의 비결’이란 글이 있는데 여기에 그 중 일부분을 발췌하여 소개하도록 하겠다.

“석탄창고에서 밤을 지낸 사건 이래로 도리스나 나나 모두 결혼하여 평생을 함께 하고 싶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실은 내쪽이 석탄창고 속에서 웅크리고 있으면서 도리스 어머니가 떠나는 것을 기다리는 사이에 이 결론에 도달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들이 실제로 결혼한 것은 3년 후인 영국을 떠나서 미국으로 이주하기 직전이었다. 결혼이 늦어진 이유를 설명하자면 70년 전의 최초의 세계대공황이 그 배경에 있다.”

도리스는 전문직업여성
“나나 도리스나 우리들의 결혼이 오랫동안 행복하기 위해서는 도리스가 직업인으로서 성장하고 계속 발전해 갈 수가 있을 것, 그것이 필수불가결하다는 것은 확실히 알고 있었다.”

드러커가 결혼 전부터 도리스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생각은 도리스는 전문 직업 여성이라는 것이다. 현대의 사회생활 속에서 여성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전문 직업 여성을 부인으로 둔 분들은 특히 참고할 만한 내용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도리스와 드러커의 일
“도리스가 나의 일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에 대해 자주 질문을 받는다. 직접적으로는 아무것도 없다고 나는 대답한다. 아내의 일에 내가 직접적으로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과 똑같다. 우리들은 재능이나 전문적인 흥미도 전혀 다르지만 아내는 줄곧 나의 좋은 모범으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존재였다. 지금도 변함이 없다. 전문가로서의 일처리나 자기 단련의 모범일 뿐만 아니라, 아내는 내가 늙어도 나 자신의 껍질 속에 갇혀 지내는 것을 방지해 준다. 내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흥미나 지식의 범위를 넓히도록 격려해 준다. 무엇보다도 계속 활동적으로 살 수 있는 에너지를 준다.”

이 글을 보면 두 사람이 서로의 일에 직접적으로 아무런 영향을 끼치거나 간섭을 하지 않았지만 서로에게 격려와 자극과 에너지를 끊임없이 공급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행복한 결혼의 비결
“60여년간의 결혼생활을 지탱해 준 것은 무엇이냐고 질문을 자주 받는다. 아이들에게도 질문을 받는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행복한 결혼의 비결’이라고 믿고 있는 것의 정반대라는 것뿐이다. 보통 행복한 결혼은 부부가 함께 일함으로써 성립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함께 일하지 않는다. …… 내가 도리스의 일에 참가할 기회는 한번도 없었다. 나는 과학에 관해서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상대의 직업을 매우 존경하고 있다는 것이 행복한 결혼을 지속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도리스 부인은 드러커 박사의 두 번째 책과 세 번째 책을 편집한 적이 있다고 한다. 드러커 박사는 도리스 부인을 생애 최고의 편집자라고 칭찬한다. 하지만 두 사람이 일을 하면서 의견 차이로 서로 충돌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 후로는 도리스 부인이 드러커 박사의 저서를 편집하는 일을 그만두었다고 한다. 결혼생활이 수십 권의 저서보다 더 값진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당연한 말인지 모르지만 일과 같은 다른 모든 것보다 결혼생활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행복한 결혼생활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성격의 차이는 불행의 씨앗인가?
흔히들 성격의 차이로 이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얼마나 근거있는 말일까? 이에 대한 드러커 박사의 의견을 들어보자.

“통상 행복한 결혼에는 파트너의 성격과 기질이 잘 맞아야 한다는 조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이 통설이 별로 근거가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내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행복한 부부는 대부분이 아주 다른 성격과 기질을 가진 남녀이다. 어쨌든 세상의 법칙이 어떻든지 우리 부부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도리스와 나는 성격이나 기질이 이렇게 다를 수도 있을까 생각될 정도로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늘 말하고 도리스는 잘 듣는 편이다. 나는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고 도리스는 싫어한다. 도리스는 친구를 잘 만들고 줄곧 친구로 지내는 천부적 재능이 있다.”

행복한 인생의 비결
‘인간은 다른 이의 행복에 기여함으로써 행복해질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부부생활이든 비즈니스든 진정 성공적인 것이란 어떤 것인가 되돌아보게 하는 말이다.
드러커 부부는 그런 면에서 탁월한 인간이었음에 틀림없다.

“도리스의 친구들은 도리스가 그들의 인생을 보다 나은 것으로 만들어준 것 때문에 도리스를 좋아한다. 나의 친한 친구들은 내가 그들의 경력이나 비즈니스를 보다 좋은 것으로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나를 소중하게 여긴다.”

전 세계에 드러커 박사에게 배우고 그의 철학을 따르는 사람들이 셀 수 없이 많다. 드러커 박사가 좁은 학문 영역 안에서만 뛰어난 학자라면 그의 인기는 단기적이었을 것이며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지도 않을 것이다. 언제나 인간을 중심에 두고 인간을 소중히 여기고 인간 중심의 경영철학을 전개해 왔기 때문에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피터 드러커 나의 이력서> 역자후기, 184~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