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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가는글]목표 갖지 않기

오뚜기 2009. 1. 8. 20:01

프랭클린 다이어리를 꼬박 꼬박 쓰고 무엇보다
비전과 목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나이지만....

역설적인 이 말 역시 와 닿는데...

최근에 읽었던 Horse Sense 라는 책도 그렇고..

주변은 보지 않고 목표라는 앞만 보고 달리면 바로 옆의 좋은 기회도 보지 못할 듯...

비전과 목표가 뚜렷한 삶을 살되 주변을 돌아보고 유연하게 대처하며
살아야하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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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웨스트항공의 허브 캘러허는 전문경영인을 뽑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 중이었다. 후보에게 “직업적인 목표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후보자인 짐 파커는 “솔직히 말씀 드려 구체적인 목표 같은 것은 없습니다.”라고 답을 했다. 그러자 캘러허 회장은 환한 표정으로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 “내가 찾고 있던 사람이구먼, 같이 일을 합시다.” <평범했던 사람들은 어떻게 성공했을까> 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책은 성공한 CEO 기백 명을 대상으로 그들이 어떻게 성공했는지를 설문지 형태로 조사하고 그것에 대해 해설을 단 책이다.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그들 중 “사장이라는 목표를 세운” 결과 사장이 된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대부분 열심히 일을 하다 보니 사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요즘 헷갈리는 이슈 중의 하나가 목표설정에 관한 것이다. 스티븐 코비 박사는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에서 아주 확실하게 주장한다. 습관 1은 주도적으로 살 것, 습관 2는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할 것, 습관 3은 소중한 것을 먼저 할 것… 분명 맞는 말이다.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것보다 명확한 목표를 세워야 의욕도 생기고, 긴장감도 생기고, 시간도 아껴 쓰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아닌 경우 또한 많다.

오락프로그램에서 내가 좋아하는 탤런트 이한위에게 사회자가 “대학에서 공부는 잘 하셨나요?”라는 질문을 했다. 그러자 그는 “네, 아주 우스운 성적으로 졸업했습니다.”라고 답을 했다. “지금의 이런 사람이 되고자 하는 목표를 세우셨습니까?” 그러자 그는 “조형기가 지금의 조형기가 되려고 목표를 세웠겠습니까? 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된 것이지요.” 목표는 무슨 목표냐는 말을 한 것이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대놓고 사장이 되는 것이 목표라는 사람들을 간혹 본다. 남들도 다 인정할 만한 경우는 그렇지 않은데 간신히 구조조정 당하지 않을 정도의 사람이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을 보면 쓴 웃음이 나온다. 구체적이고 확실한 목표를 세우는 것은 장기적인 성공에 오히려 장애가 된다. 능력 있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바로 ‘정해진 시간에 특정한 직함을 달겠다는 야망을 품는 것’이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경계를 하게 된다. 쓸데없이 경쟁자를 양산한다. 유연성도 떨어진다.

연구소장이 비전인 사람을 영업으로 발령을 내면 회사를 그만 둘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으로 영업 경험이 연구소장에겐 필수적이란 사실을 그는 모른다.) 무엇보다 인생이란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 너무 많은 변수가 있고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목표를 세우고 그것만 바라보고 가는 것은 인간본성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야망은 품되 집착은 피해야 한다.

수년 째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북리뷰 코너를 맡고 있다. 한 번은 박완서씨의 “즐거운 복희씨”란 소설을 요약해 소개하기로 했다. 사람 마음을 참으로 따뜻하게 해 주는 소설이었는데 요약을 해야 한다는 목적의식을 갖고 책을 읽으니 재미가 사라지는 것이다. 방바닥에 누워 그저 소설 속에 푹 빠지면 좋을 것은 밑줄을 긋고 사전에 어떻게 소개를 할까를 고민하자 김이 샌 것이다. 그때 그런 깨달음이 왔다. “목표를 갖지 않고 사는 게 최고의 단계가 아닐까? 그저 좋아서 일을 하고 즐기고 그러다 보니 직급도 올라가고 돈도 생기고 하는 삶이 멋진 삶이 아닐까?”

생각의 최고 단계는 무사무애이다. 아무 생각 없이 하지만 걸리는 것이 없는 단계이다. 그런 면에서 목표를 인식하고 행동을 하는 것은 그 아래 단계이다. 목표를 인식하는 순간 욕심이 생기고 재미가 사라진다. 의식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자연스럽지 못하다. 사장을 목표로 하는 사람이 그렇다. 그는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없다. 일을 열심히 하고 일에서 성과를 내야 자신이 목표하는 사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 만나는 것도 그렇다. 만남 자체를 즐겨야지 참다운 만남이지 이 사람하고 친해두면 효용성이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면 재미가 없어진다. 또 만나는 사람도 상대의 속내를 눈치채기 때문에 진실성이 사라질 것이다.

거대한 목표보다는 작은 목표를 세우는 일이 보람도 있고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거대한 목표는 그런 작은 성공이 쌓여 이루어진다. 올해도 나는 작은 목표만을 세운다. “책을 몇 권 정도 읽자. 글도 일주일에 하나는 쓰자. 말과 행동이 가능한 일치하는 사람이 되자. 최고경영자 과정에 좋은 사람을 많이 모시자. 되도록 밥을 많이 사자.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자…”

[출처]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