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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 사관학교' 하버드 경영대학원 (Harvard Business Shool)

오뚜기 2007. 12. 20. 14:50

適者생존의 非情한 엘리트 세계를 체험시킨다


8000명 가운데 800명만을 뽑고 그 800명을 상대평가 방식으로 경쟁시킨다. 하위 10%에 들어가면 낙오한다.바닥 10%에 들지 않기 위해 학생들은 긴장과 노이로제 상태가 돼가며 공부 를 해야 한다. 이렇게 2년을 버텨 살아남으면 그야말로 세상에 못할 일이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것이 하버드 MBA의 힘이다

姜 仁 仙 月刊朝鮮 기자·하버드에서 연수중 (insu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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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내용

江 건너

「하버드 MBA」란 브랜드

당신은 어떤 잠재력을 가진 사람인가

히트 더 스크린(Hit the screen)!

케이스 방식, 생각의 힘

유태인들의 교육방식과 흡사

남과 다르게 생각하기를 두려워하지 마라

어떤 상황이 닥쳐도 두렵지 않다

컨설팅, 투자은행 그리고 닷컴 회사

작은 회사로 많이 가는 이유

기업문화의 노예를 거부한다

엘리트의 경쟁력

인생은 자기 힘으로 뛰는 것

하버드 경영대학원 略史 / 입학생과 교수 / 입학하려면? / 학비와 생활비

江 건너

필자가 다니던 하버드 정치·행정 대학원 케네디 스쿨에서는 하버드 경영대

학원(Harvard Business School)을 「강 건너(across the river)」라고 불렀다. 경영대학원이 하버드의 다른 캠퍼스와 떨어져 케임브리지가 아닌, 찰스 江 건너편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대학원을 강 건너에 지은 것은 케임브리지에 마땅한 부지가 없어서였겠 지만, 경영대학원 설립 당시 「순수한 학문의 전당」이어야 할 하버드에 소 위 「돈 버는 공부를 하는 학교」를 세운다는 데 불편함을 느낀 학교측에서 경영대학원을 「강 건너」에 지으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믿거나 말거나 식 으로 전해 내려온다. 그 시작이야 어찌 되었든 현재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하버드 內의 여러 대학원 중에서도 「가장 잘 나가는」 하버드 브랜드다. 미국 경영대학원들의 주력상품인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 경영학 석사)란 미국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키워내는 대학원 과정이다 . 미국의 대학에는 1~2년 코스의 「프로페셔널 스쿨(Professional School) 」 석사 과정들이 많이 있다.

이 과정은 석사(Master)라고 불리기는 하지만 학문연구가 목표는 아니다. 특정분야의 전문직업인들을 훈련시키는 교육과정이다. 특히 MBA는 높은 보 수를 보장하는 대기업이나 컨설팅 회사, 투자 은행 등으로 진출하기 위한 경력관리 과정의 통과의례처럼 여겨진다. 한마디로 MBA들을 키워내는 경영 대학원은 「기업 경영자 사관학교」라고 보면 크게 오해가 없을 것이다. 지난 4월 「유 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스탠포 드 경영대학원과 함께 미국 최고의 경영대학원으로 평가했다. 미국의 약 3 25개 MBA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學界(학계)와 業界(업계)의 평가, 학생들의 학부 성적과 GMAT(Graduate Management Admission Test) 성적, 졸업 직후 초임 연봉 등을 종합한 이 평가에서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세부 항목 중 學界와 業界의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학생들의 학부성적(3.50/ 4.0), GM AT 성적(690), 졸업 직후 초임 연봉(약 10만5000달러) 등은 10위권 안에 들 어가는 다른 경영대학원들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버드 MBA」란 브랜드

하버드 MBA 출신들의 졸업 직후 연봉 10만 달러는 아쉬운 대로 학교 순위를 정하는 기준으로 사용되기는 하지만, MBA 지원자들이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선호하는 첫 번째 이유는 아니다. 상위 10위권 안의 다른 MBA 출신들이 받 는 보수도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연봉 10만 달러는 원화로 환산하면 1억원이 넘고, 그것도 20代 후반에 벌어들이는 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 코 작은 액수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여기서 약 40%에 달하는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세금을 제하고 나면, 실제로 받는 보수는 5만~6만 달러 수준이다. 게다가 경영대학원에서 보내 는 2년의 시간, 돈을 벌지 않는 상태에서 들어가는 학비와 생활비 등 여러 가지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10만 달러는 어쩌면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닐지 도 모른다.

미국 상무성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00년 미국인들의 평균 연봉은 4만 3650 달러였다. 올해 미국의 4년제 대학 졸업생들이 받는 연봉은 2만9000~ 4만9000달러 수준이었다(전공별로 정치학 약 3만2700달러, 영문과 약 2만9 800달러, 경영학 약 3만5900달러. 컴퓨터·화학 4만9000달러). 하버드 MBA 학생들의 평균 직장생활 경력은 2~4년이다. 경영대학원에 진학 하기 전에 이미 1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던 학생들도 적지 않다. 결국 졸업 직후 연봉 10만 달러가 그리워서 굳이 하버드에 와서 MBA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졸업 직후 첫 직장은 글자 그대로 첫 발자국일 뿐, 평생 의 직장은 아니다.

목표는 좀 더 장기적인 데 있다. 평생 활용할 수 있는 경영자로서의 기본자 질을 닦고, 나아가 「하버드 MBA 출신」이라는 딱지를 붙임으로써 경영자로 서의 품질관리가 끝났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하버드 경영 대학원이 갖고 있는 막강한 졸업생들의 네트워크에 들어가는 것 또한 중요 한 목표다.

포춘(Fortune)이 선정한 미국 500大 기업에서, 각 기업을 대표하는 최고 경 영진의 경력을 보면, 그중 20%가 하버드 경영대학원 출신이라고 한다. 미국 의 500大 기업을 이끌어가는 최고 경영진 1500명 중 300명이 하버드 MBA 출 신이라는 얘기다. IBM 회장 루이스 거스너(1965년 졸업), 프록터 앤 갬블 회장 앨런 래플리(1977년 졸업), 제너럴 모터스 회장 리처드 와고너 주니어 (1977년 졸업), 시어스 로벅 회장 아서 마티네즈(1965년 졸업) 등이 모두 하버드 MBA들이다.

포춘 500大 기업이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크다. 이 기업들 은 미국 노동인구의 10% 이상을 고용하고 있으며 미국 전체 기업이 벌어들 이는 이익 중 47%를 벌어들인다. 이쯤 되면,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최고의 경영자 사관학교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 사업을 하든 , 대기업에 들어가 최고경영자가 되는 꿈을 꾸든, 기업경영자로서 성공하려 면,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은 확실히 현명한 선택이다. 특히 기 업을 중심으로 민간분야가 사회를 주도하는 미국에서는 더욱 그렇다.

당신은 어떤 잠재력을 가진 사람인가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까다롭게 입학생들을 선발한다. 우선 다음 질문들을 읽고, 답을 천천히 생각해보시기 바란다.

「첫째, 최근 자신이 지도자가 되어 어떤 일을 한 경험이 있습니까. 그 상 황을 간단히 설명하고, 당신이 지도자로서 했던 역할을 설명하십시오. 그 역할은 얼마나 효과가 있었습니까. 그리고 그 역할을 통해서 무엇을 배웠습 니까.

둘째, 영웅으로서, 또는 지도자나 역할 모델로서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입니 까. 그 사람은 당신의 발전에 어떻게 영향을 끼쳤습니까.

셋째,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의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일 들을 겪게 마련입니다. 그 사건이 어떤 것이었는지, 그리고 당신 인생에 어 떤 영향을 끼쳤는지 설명하십시오.

넷째, 당신이 지금까지 성취한 것 중 가장 중요한 것 세 가지를 들고, 왜 그것이 중요한 성취였다고 생각하는지 설명하십시오…」

이 질문들은 2001년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입학하기 위해 지원서를 낼 때 써 야 하는 「에세이」 질문 중 일부이다. 일견 쉽고 단순해 보이는 이 물음에 답하는 것은 그리 간단치 않다. 많은 MBA 지원자들이 이러한 에세이를 쓰 기 위해 몇 달 동안 골치를 썩는다. 왜? 이것은 결국 「당신은 누구인가, 당신은 지금까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왔는가 그리고 당신은 어떤 잠재 력을 가진 사람인가」 하는 질문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입학사정위원회의 교수들이 이 에세이를 읽었을 때,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 지 머리 속에 그림이 떠올라야 한다. 그것도 선명하고 확실하게 강한 인상 을 남길 수 있어야 한다. 게다가 같은 질문에 답하는 사람들이 8000명이 넘 고 이중 10%만이 입학허가를 받는다고 생각해 보라. 당신은 어떻게 남과 다 른 방식으로 자기 자신을 설명하여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꼭 이 사람을 뽑 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만들 수 있는가. 먼저 자신의 잠재력을 세일즈 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입학생 선발과정에서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 학생들의 직장 경력을 이전만큼 중요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버드 경 영대학원 홍보실의 짐 아이스너氏는 『최근까지 학생들은 25~27세가 주류였 지만 이제는 그 나이가 훨씬 더 젊은 층으로 내려가는 추세다. 이미 20代 초반에도 자기 사업을 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시대다. 대학을 졸업하자마 자 MBA 과정에 들어올 수도 있지 않은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직장경 력이 없다는 이유로 우수한 인재들을 받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했다.

히트 더 스크린(Hit the screen)!

매년 9월 초 학기가 시작되면 800여 명의 신입생들은 약 80명 규모의 작은 클래스로 나뉘어 수업을 시작한다. 은행, 제조업, 서비스 분야 등 다양한 직장경력과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뒤섞인 이 클래스는 MBA 과정 첫 1년 동 안 同苦同樂(동고동락)하는 공동체가 되어 大學入試(대학입시)를 목전에 둔 한국의 高3 같은 고달픈 생활에 뛰어든다.

입학 초기 대부분의 학생들은 꽉 짜인 스케줄에 적응하고, 강의실 안의 동 기들로부터 오는 압박감과 싸우며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이미 수년간 의 직장생활을 통해 강도 높은 경쟁과 긴장을 견디며 인생의 쓴맛을 볼 만 큼 본 사람이라 해도, 「도대체 뭐 이런 게 다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 로 질려버린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학점은 A, B, C가 아니라 1, 2, 3으로 매겨지고 相對評價(상대평가)를 한다. 그 클래스에서 상위 10% 안에 들면 1점을, 그 다음 80% 안에 들면 2점을, 그리고 하위 10%는 3점을 받는다. 80명이 모인 강의 실이라면 8명은 불가피하게 밑바닥 3점을 받게 된다.

다섯 과목을 수강하는 한 학기에 3점을 세 개 이상 받으면, 「히트 더 스크 린(Hit the screen)」을 했다고 한다. 낙제 위기에 처했다는 뜻이다. 「히 트 더 스크린」을 하면, 몇몇 교수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 불려 가서 앞 으로 어떻게 공부하겠다는 각서를 쓴다. 교수들은 이 계획서를 읽고, 다음 학기에 어떤 강의들을 들어서 만회할 수 있는지 조언해주고 다시 한번 기 회를 준다. 그래도 1년이 지나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학생들이 있다. 이 세 개의 「3」의 공포. 바닥 10%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들 안간힘을 쓴다. 이러한 相對評價 방식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하버드 경영 대학원에 입학할 만한 실력이라면, 의심할 바 없이 엘리트 그룹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敗者(패자)」가 되어 낙오하게 된다. 어떤 의미에서는 멀쩡한 사람을 뽑아 바보를 만드는 경쟁 방식인 셈이다.

실제로 낙제하는 학생들의 수는 年 3~4명 수준으로 극히 적지만, 이 10%의 희생 가능성을 담보로 할 때 학생들 사이의 경쟁강도는 더욱 더 높아진다 . 몇몇 개인을 희생시키더라도 시스템 전체의 생산성은 높이겠다는 경쟁의 논리다. 히트 더 스크린(Hit the screen)!

케이스 방식, 생각의 힘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이해하려면 「케이스 방식(Case Method)」의 교육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이곳의 교육은 철저하게 귀납적인 방식이다. 사실과 이론을 넘어서, 실제로 기업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배워나간다. 경영자로서 어떻게 자신의 지적, 정서적 자산을 동원하여 다 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가 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 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1920년대 케이스 방식을 핵심 교육 과정으로 삼은 이 래, 80년 가까이 집요할 만큼 케이스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전체 수업의 80%가 이 케이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케이스 방식은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 육의 알파요 오메가다. 하버드 경영회사가 운용하고 있는 하버드 경영대학 원의 기금은 하버드대학 전체기금 140억 달러 중 11억 달러이다. 지난해 경 영대학원 운영에 들어간 비용이 2억7000만 달러, 이중 6000만 달러가 연구 와 교재개발에 투입되었다. 또한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와 홍콩 그 리고 실리콘 밸리에 케이스 개발을 위한 연구소가 있어 현지에서 케이스를 개발하기도 한다.

20년간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케이스 개발과 판매를 담당해온 주디스 율氏( 하버드 경영대학원 출판부 디렉터)는 『케이스 방식의 효과를 가장 높게 평 가하는 것은 교수도 강의실의 학생도 아닌 졸업생들』이라고 말한다. 실제 상황이 케이스보다 조금 더 복잡하기는 해도, 직접 일을 해보니, 강의실에 서 배운 케이스 방식의 교육이 힘이 되더라는 것이다.

『케이스 방식 교육의 힘은 학생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한다는 데 있다. 교 과서를 하나 택하여 교수가 강의를 하면 돈도 안들고 쉽고 편하다. 그러나 일방적인 강의는 교수의 말이 학생들의 손을 거쳐 노트에 기록되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케이스 방식만큼 강하게 학생들의 머리를 지나가지도 , 자극하지도 않는다. 하나의 케이스를 만들고 그것을 강의실에 도입하기까 지 엄청난 돈과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그런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케이 스 방식에 주력하는 것은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장래의 경영자들이 비 판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기 위해서이다. 케이스 방 식은 내용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케이스는 한편에 약 10~20쪽 분량으로, 읽어보면 그저 하나의 이야기일 뿐 이다. 예를 들어 여러 강의 시간에 자주 등장하는 델(Dell) 컴퓨터社의 케 이스를 보면, 우선 이 회사가 어떻게 시작되어 어떤 조직의 변화를 겪으며 어떻게 성장했는가에 대한 간략한 회사 역사가 정리되어 있다. 이어서 창 업자 마이클 델을 비롯하여 이 회사의 주요 인물들의 역할과 당시 컴퓨터 업계의 사정, 즉 경쟁업체들과 관련 시장상황 등이 서술된다. 그리고 델 컴 퓨터의 비교우위는 무엇이었는지, 시장진입 과정에서 어떤 전략을 개발했는 지 등이 설명되어 있다.

케이스를 읽고 나면, 읽다 만 듯한 답답한 기분이 든다. 사실관계가 꼼꼼 하게 정리되어 있고,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정보들이 부록으 로 붙어 있기는 해도, 뭔가 부족한 기분이 든다. 그것이 케이스가 다른 글 들과 다른 점이다. 기업경영자가 겪는 실제상황은 어쩌면 케이스에 나와 있 는 것보다 더 정보가 부족한 상황일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굳이 더 많은 정 보를 제공하기보다는 정보가 제한된 상황에서 학생들이 문제를 해결해 가도 록 유도한다.

어떤 강의냐에 따라 토론은 다각도로 진행된다. 델 컴퓨터는 소비자가 웹 에서 자신이 원하는 컴퓨터 사양을 선택하면 직접 배달해 주는 방식으로 성 공한 회사이다. 다른 기업들이 인터넷이 가져온 변화를 미처 이해하지 못한 시점에서 인터넷을 이용, 중간 유통단계를 생략하는 혁명적인 판매방식을 개발함으로써 성공을 거둔 회사이다. 이러한 혁신은 여러 가지 면에서 변 화를 가져왔다. 중간 유통단계를 생략했으므로 판매방식이 달라졌고, 구매 관련 부서가 불필요해졌으므로 인사조직이 바뀌었으며, 이 과정에서 비용 이 절감되면서 회사 재무구조가 달라졌다. 그렇다면 IBM이나 휴렛팩커드, 컴팩 등 기존의 다른 컴퓨터 회사들은 왜 이 방식을 따라갈 수 없었는가. 그것은 소매업자와 유통업자들의 반발 때문이었다. 결국 델 컴퓨터는 기존 의 조직을 변화시킨 것이 아니라 없었던 것을 새로 만들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하나의 사례를 통해 이런 식으로 다양한 논의가 가능하기 때문 에 델 컴퓨터의 케이스는 마케팅, 전략, 창업관련 코스 등 서로 다른 강의 시간에 각각 다른 접근 방식의 토론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케이스는 특정 인의 시각을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서술되는데, 여기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공통요소가 있다면 그것은 긴장과 딜레마이다. 이것이야말로 생각하기를 자극하는 핵심요소이다.

모든 케이스는 철저하게 사실에 기반하며 實名(실명)을 사용한다. 케이스로 만들기에 적당한 아이디어가 있으면, 교수와 연구원들이 해당 기업에 가서 며칠 동안, 때로는 몇 달 동안 실제로 관찰하고 조사한 것을 토대로 쓴다 . 자료만을 토대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것이 좋은 케이스 인가 하는 것은 강의실에서 직접 토론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유태인들의 교육방식과 흡사

케이스의 예술이 꽃피는 것은 강의실의 토론과정이다. 좋은 케이스를 만드 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케이스를 통해 가르치는 기술이다. 아무리 좋은 케이스라도 교수가 토론을 적절한 방향으로 이끌어가지 못하면, 잡담으로 끝날 수도 있다. MBA 첫 일년의 필수과목의 경우, 같은 케이스를 11개 강 의실에서 다룬다. 열한명의 교수가 모여 각 케이스에서 어떤 점을 짚고 넘 어가야 할 것인가를 미리 토론한다. 같은 케이스라도 강의의 성격이 다르면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이용된다. 교수가 다르고, 학생들이 다르면 전혀 다 른 토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케이스 방식의 수업에는 정답이 없다. 내용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방법을 가르친다고 하는 이 교육방식은,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친다고 하는 유태인들의 교육방식을 연상시킨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연평균 800편의 새로운 케이스를 만들어 내며 이 케이 스들은 미국 내외의 많은 교육기관에서 교재로 이용된다. 이중에는 몇 번 사용되지도 않고 사라지는 케이스가 있는가 하면, 서로 다른 강의에서 끊임 없이 이용되는 케이스들도 있다. 이 케이스들은 시간이 지나도 새로운 내용 을 추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화요일에 일어난 일을 수요일에 배운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교훈을 얻는 것은 아니다.

케이스 중 델(Dell) 컴퓨터와 월마트(Walmart)의 케이스는 시간이 꽤 지났 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베스트 셀러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마치 古典(고 전)이 시대를 초월하여 그 생명력을 유지하듯, 오래 살아남는 케이스들은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은 비즈니스의 성공 요인이라는 고전적인 교훈 을 가르친다.

MBA 과정 학생들은 2년 동안 약 500 ~700개의 케이스를 접한다. 케이스 방 식의 수업에 대비하여 학생들은 먼저 케이스를 면밀하게 분석하여 문제를 끄집어내고, 그 원인을 찾아내며 代案을 찾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자기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해 본다. 강의 시간에는 교수의 질문과 지도 아래 학생들은 케이스 안에 들어 있는 각종 요소들의 비중을 분석하고, 그 배후에 숨어 있는 중요한 이슈들에 대 해 논하며 각 代案들의 장점과 약점을 비교하고 기업의 목표에 맞는 해결방 향을 찾는다. 교수는 토론을 이끌고 크게 틀을 잡아줄 뿐이다. 마치 마라톤 처럼, 직접 뛰는 것은 학생들이다. 교수는 옆에서 격려만 한다.

남과 다르게 생각하기를 두려워하지 마라

과목 당 한 학기에 평균 50개의 케이스를 다룬다. 성적은 강의실에서 토론 에 참여하는 빈도와 발언의 質(질)에 따라 좌우된다. 중간, 기말 시험이 있 기는 하지만, 시험은 또 하나의 케이스를 다루는 정도의 비중에 불과하여 시험결과가 大勢(대세)를 바꾸지는 못한다. 강의시간에 토론에 별로 참여하 지 못해 부진한 성적을 시험을 잘 치러서 만회하겠다는 「막판 뒤집기」는 애당초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하루하루가, 매 순간이 중요하다. 마치 기업의 실제 상황이 그런 것처럼.

강의실에서 학생들은 이름표를 앞에 세워두고 고정된 좌석에 앉는다. 강의 실에는 수업 내용을 기록하는 속기 담당자가 있어서 누가 얼마 동안 어떤 내용의 발언을 했는지 기록한다.

『자, 오늘은 누가 시작할까?』 여기저기서 힘차게 손이 올라간다. 얌전히 손만 올려서는 교수의 눈길을 끌 지 못한다. 한 학생이 케이스를 열고, 토론이 시작된다. 최소한 두 번의 수 업 중 한 번은 발언을 해야 밑바닥 10%로 떨어지는 신세를 면할 수 있다. 만일 두 번의 수업 시간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면 셋째 시간부터는 그야 말로 노이로제 상태가 된다.

80명이 다 같은 내용을 공부해온 상황에서, 저마다 한마디 하려고 기를 쓰 는 판국이니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교 수가 말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 기껏 생각해둔 이야기를 옆자 리의 다른 학생들이 먼저 말해버리고 나면 할 말이 없어진다. 게다가 한 번의 발언으로 끝나지 않는다. 여기저기서 반박과 공격이 들어온 다. 제법 그럴 듯한 발언을 했다고 해도, 이어서 무차별적으로 들어오는 공 격을 감당해내지 못하면, 차라리 말하지 않는 것만 못한 상태가 된다. 『내 가 세상에 태어나서 그런 멍청한 의견은 처음 들어보았다』는 식의 직접적 인 표현도 대놓고 한다. 이런 식의 토론이 과열되면 학생들 사이에서 「스 톱 샤킹(Stop Sharking)」, 그만 물어뜯으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수업이 끝난 후에 이메일을 보내서 『왜 그런 바보 같은 소 리를 하느냐』는 이야기를 하는 학생들도 있고, 『너는 그 분야에서 일을 해보지 않았으니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위로 를 해주기도 한다. 그러니 뒷감당을 못할 발언은 자제하게 된다. 하버드의 강의실에서 가장 자주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남과 다르게 생각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이다. 특히 토론 중심의 수업에서는 창의 적인 의견,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접근 방식은 늘 높게 평가받는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잔소리를 듣고 큰 사람이 경쟁력을 발휘하려면 태도를 180도 바꿔야 한다.

이곳은 미국이다. 토론과정에서의 공격은 죄가 아니다. 아무리 신랄한 비판 이라고 해도, 그것이 人身攻擊(인신공격)이나 인격 모독이 아니라 단지 특 정 의견에 대한 공격일 뿐이라는 합의가 있는 문화다. 남들 앞에서 체면을 잃는 것을 두려워하는 한국인이라면 이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는 유연성과 남들을 의식하지 않는 낯두꺼움이 필요하다. 그렇지 못하면 이곳의 문화가 미처 배려하지 못하는 가운데 인간적인 좌절을 겪게 된다.

때로 교수는 손을 든 학생들을 무시하고, 무작위로 학생을 지적하는 콜드 콜(Cold Call)을 한다. 만일 그때 『죄송합니다』나, 『다음 기회에…』 하 는 식으로 할 말이 없다는 표시를 하면, 강의실 안에 무겁고 답답한 정적이 흐른다. 그리고 다른 학생들의 걱정스러운 시선이 기회를 잃어버린 이 가 엾은 학생에게 쏟아진다.

성적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강의 참여를 기초로 한 평가는 대단히 主觀的 (주관적)이다.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교수를 따라 나가서 사실은 이러저 러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든지, 이번에 어쩌다 준비를 제대로 못해 발표를 잘 못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걸어 교수의 이해와 관심을 얻으려고 애쓴다 . 이러한 행동 역시 10%의 바닥을 피해 보려는 필사적인 몸부림이다.

어떤 상황이 닥쳐도 두렵지 않다

개인별로 차이는 있지만, 하나의 케이스를 준비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이 2 ~4시간.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한 케이스를 준비하는 데 다섯 시간 이상은 들이지 말라고 충고한다. 사실 한 케이스에 다섯 시간 이상을 투자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MBA 과정의 첫 1년 동안은 대개 하루에 두세 개의 케이 스를 다루는데(월, 수, 금에 세 개, 화 목에 두 개), 하나에 다섯 시간 이 상이 들어가면 하루 10~15시간이 소요된다는 의미이므로 그것은 처음부터 가능한 일이 아니다.

수업은 오전 8시30분에 시작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업 시작하기 1시간 전에 모여 스터디를 한다. 5~8명으로 구성된 스터디 그룹은 강의실에서 있 을 토론에 대비해 예행 연습을 한다. 긴장의 연속인 5시간의 수업이 오후 2~3시께 끝나고 나면 대부분 탈진하여 낮잠을 자거나 운동을 한다. 오후 5 시가 되면 슬슬 공부를 시작해서 저녁식사를 하고 밤 늦게까지 수업준비를 한다. 하루에 4~5시간 이상의 수면을 취할 여유가 없다. 글자 그대로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토요일에는 운동을 하거나 다른 일을 하며 쉬기도 하지만 일요일이 되면 다 시 케이스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게다가 주말에도 케이스를 보완하기 위한 이론 강의들이 있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쉬지도 못한다.

이렇게 강도높은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무엇을 얻는가. 그것은 다름 아닌 자신감이다. 홍원준씨(2001년 졸업 예정)는 첫 1년을 보내고 나서 『학교 이름에서 오는 자신감이 아니라, 시련 속에서 내가 버틸 수 있었다는 자신 감을 얻었다』고 한다.

『이 자신감은 우월감과는 다르다. 학교를 다니면서 끊임없이 나보다 잘 나 고 똑똑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므로, 내가 남보다 잘 났다는 생각 을 하게 되지는 않는다. 다만 내가 뒤떨어지지 않고 일정 수준에 맞추어 따 라갈 수 있었다는, 그래서 어떤 그룹에 속하게 되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한수정씨(2000년 졸업. 소니 뮤직 근무)는 졸업 후 일을 하면서 실제로 케 이스 방식 훈련의 효과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2년 과정을 마치고 나니 세상에 못할 일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도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나왔다고 하면, 어떻게 거기서 살아남았느 냐고 인정을 해준다. 학교를 다닐 때는 왜 그렇게 많은 케이스들을 공부해 야 하는지 잘 몰랐다.

그러나 다시 일을 하면서 비로소 왜 하버드 경영대학원이 80년 동안 케이스 방식을 고집해왔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재학 중 수백 개의 케이스를 접하면서 너무나 많은 상황들을 다루었기 때문에, 어떤 일이 생겨도 두렵 지 않은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것은 확실히 이전에는 갖지 못했던 자신 감이다』

재미있는 것은 『내가 돈 들여가며 왜 이 짓을 하나』 하고 한탄해 가면서 죽기살기로 공부를 하기는 해도, 성적이 직장을 구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 지도, 방해가 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낙제하지 않고 졸업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취업 인터뷰에서 하버드 MBA들의 성적은 묻지 않는 것이 不文律(불문율)이 다. 만일 특정 기업이 인터뷰 과정에서 학생들의 성적을 물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그 기업은 학교측의 취업담당자로부터 정중한 항의를 받는다. 하 버드 경영대학원이 선발한 학생이면, 그것으로 믿고 채용하라는 자신감을 넘어선 오만함이다.

컨설팅, 투자은행 그리고 닷컴 회사

MBA 과정의 첫 1년을 보내고 나면, 학생들은 여름 방학에 관심이 있는 분야 의 기업으로 가서 일을 하다가 가을에 다시 학교로 돌아온다. 두 번째 해는 필수과목을 모두 이수해야 하는 첫 해에 비하면 좀 숨통이 트이는 생활이 다. 일단 강도 높은 수업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한 상태이고, 각자 자신이 원 하는 강의를 골라 들을 수 있으므로 수업에서 오는 압박감은 줄어든다. 그 러나 이제는 졸업 후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 이력서를 내고, 기업의 인사담 당자와 인터뷰를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막강한 졸업생 인맥이 힘을 발휘한다. 학 교를 다닐 때는 살벌한 경쟁을 하느라고 동기들끼리 우정을 나눌 여유가 없 지만, 졸업하고 나면 서로를 인정한다. 그리고 비로소 졸업생들 간의 끈끈 한 네트워크가 가동되기 시작한다.

하버드 MBA들은 졸업 후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하는가. 월스트리트로 가고, 실리콘 밸리로 간다. 컨설턴트가 되고, 투자은행가가 된다. 그러나 이들의 최종 정착지는 대부분 자기 사업을 하는 것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존 코터가 「새로운 규칙(New Rules)」이라는 책을 통해 발표한 바에 따르 면, 1974년 졸업생들의 20년 후를 추적했더니 약 40%가 자기 사업을 하고 있었다. 대체로 졸업 15년 후에는 자기 사업을 한다는 것이 하버드 MBA들의 희망이자 행동패턴이었다. 그러나 인터넷의 시대는 이 시간을 급격하게 단 축시켜 버렸다. 재학 중에, 졸업 직후에 자기 사업을 시작하는 학생들이 등 장하기 시작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자신의 재능과 기술을 좀더 빨리, 더 창의적으로 발휘 해 보고 싶어하는 학생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 「기업가 정신(Entrepreneu rship)」을 수용하는 새로운 코스들을 개설하기 시작했다. 이 코스들은 新 경제(New Economy)와 함께 등장한 벤처나 인터넷 관련 기업을 창업하거나 경영하고 또 한편으로는 기존의 기업들이 어떻게 새로운 형태의 기업들의 도전에 대응해 갈 것인가 하는 문제들을 다룬다. 전통적으로 하버드 경영대 학원이 강세를 보인 분야는 「일반 경영(General Management)」이었다. 즉 , 대기업의 장래 최고 경영자들을 키워내는 것이 그 첫 번째 목표였다. 그 러므로 기업가 정신을 교과과정에 적극 수용, 창업 관련 코스를 열기 시작 한 것은 지난 10여 년간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육과정에서 일어난 가장 중요 한 변화 중의 하나였다.

하버드 MBA들의 졸업 후 진로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모든 분야, 모든 기업 이 다 망라되지만, 다수의 졸업생들이 움직이는 방향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이 흐름은 일시적인 유행일 수도 있고, 대세의 변화일 수도 있지만, 어쨌 든 현재 미국에서 가장 「뜨는」 분야가 어딘가를 정확하게 가리키는 나침 반이다.

작은 회사로 많이 가는 이유

1999년과 2000년은 하버드 MBA 출신들의 진로에서 분기점이 되는 중요한 변 화가 일어난 시기로 기록될 것이다. 1999년 졸업생들의 경우 27%의 졸업생 들이 포춘 500大 기업이 아닌, 직원 100명 미만의 작은 회사에서 직장을 구 했다. 2000년에 이 비율은 34%로 증가했다. 1999년 첨단 기술 분야에서 직 장을 구한 학생들의 비율이 20%가 넘으면서 처음으로 투자은행(13%)을 넘어섰다. 전통적으로 不動의 1위를 고수하던 컨설팅으로 진출한 학생들의 비율이 19 99년에는 22%로 여전히 가장 높았지만, 2000년에는 첨단기술 분야(31%)가 마침내 컨설팅(25%)을 넘어섰다. 여기서 직원 100명 미만의 소규모 회사와 첨단기술 분야의 교집합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다름 아닌 「닷 컴」 회사들이다.

졸업 직후의 첫 번째 직장으로 컨설팅이 인기 있었던 이유는 컨설팅이 비즈 니스를 하는 데 도움이 되는 넓은 안목을 키워주고, 일찌감치 기업의 최고 경영자들과 접촉할 수 있으며, 보수도 좋다는 데 있었다. 그 다음에 무엇 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경험을 쌓는 데 안성맞춤의 직장이었다. 연봉 10만 달러 이상으로 시작해서 보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투자은행 역시 오랫동안 많은 MBA 출신들이 선호하는 좋은 일터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이제 투자은행과 컨설팅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닷컴 회사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위험부담과 보수와의 관계를 따져볼 때, 인터넷 관련 기업들이 실패하기 쉬 운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의 어떤 일자리도 직업의 안정성은 그리 높지 않 다. 그러므로 당장 보수가 좀 낮더라도 스톡 옵션을 받아 잭 팟이 터질 날 을 기대하며 도박을 하는 것이다. 게다가 아직 젊으므로 한번쯤은 실패할 시간이 있다.

이것이 소위 패러다임의 변화라 할 만큼 큰 변화인지, 아니면 하버드 MBA들 이 실리콘 밸리의 백만장자 대열에 끼기 위한 막차를 탄 것인지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한 손에는 컨설팅과 투자은행을, 다른 손에는 닷컴 회사라는 직장을 들고 저울질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망설였다.

기업문화의 노예를 거부한다

졸업 후 진로 변화의 가장 큰 요인은 누가 뭐라 해도 역시 0이 하나 더 붙 어 있는 보수 때문이다. 운이 좋은 경우라면 팔자를 고치는 돈을 벌어 아예 더 이상 일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 돈을 벌어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변화 를 가능케 한 더 중요한 흐름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신경제(New Economy) 의 등장이다.

정보화 산업을 원동력으로 低物價(저물가)와 低失業(저실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오늘날 미국 경제의 번영 은 지난 10여 년에 걸친 정보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 그리고 미국 정부와 금융시장, 기업들이 비용절감과 효율성 提高(제고)를 위해 고통스런 구조 조정 노력을 한 결과 이룩해 낸 성과이다.

이 기반을 딛고, 미국의 젊은 세대들은 자신의 부모세대와는 다른 꿈을 꾸 기 시작했다. 현재 하버드 경영대학원 학생들의 나이는 25~27세가 주류이다 . 이들은 1970년대에 태어난 세대들이다. 1980년대 미국이 험난한 구조조정 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이들은 10代로서 자신의 부모 세대의 체험을 지켜 보았다.

종신고용을 보장하지도 않고 끊임없는 다운사이징의 위협으로 일자리를 잃 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부모들을 보았다. 그래서 이들 은 큰 기업에 들어가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며 승진의 압박에 시달리기보다 는 하루 빨리 창업하여 자기 사업을 하고 싶어한다. 부모세대가 선호했던 기업문화의 노예가 되기보다는 자신의 운명은 자신이 개척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新경제는 바로 이러한 희망을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미국은 개인주의와 창업정신의 나라다. 미국은 서구 선진국 중 사회복지 제 도가 가장 뒤떨어진 나라이다.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지 않고 사회에 기대는 것을 체질적으로 싫어하는 기질이 이들의 피 속에 흐르고 있다. 어차피 대 기업에 들어가도 경영자로서 불확실성과 싸워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 러므로 더 많은 불확실성과 위험부담을 안고 일찌감치 승부를 내겠다고 하 는 하버드 MBA들의 졸업 후 진로 변화는 미국의 전통과 현재 겪고 있는 변 화의 절묘한 혼합물이기도 하다.

입학 담당자에 따르면, 최근 하버드 MBA 과정에 지원하는 한국 학생들의 수 는 매년 100명 이상이며 이 숫자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이중 한 해 4~6명이 합격한다(2000년 졸업생 4명, 2001년 졸업예정자 8명, 2002 년 졸업 예정자 4명). 미국의 한국 교포 학생수를 합하면 한국 학생들의 수 는 훨씬 더 늘어나지만, 한국에서 오는 학생들의 수는 연 평균 4명이라고 보면 된다. 한국 지원자들은 20대 1이 넘는 자체 경쟁이 있는 셈이다. 만일 돌아가서 한국 기업에서 일할 생각이라면, 이 과정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한 한국 유학생은 『아마 한국의 기업에서 일하게 된다면, 케이스 방 식으로 생각하기보다는 관련부처의 공무원과 인맥을 다지는 일에 더 주력할 지 모르겠다』고 했다.

母國語(모국어) 수준으로 영어를 하지 못한다면 토론수업에서의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얻는 것보다 수고가 더 많아질 수도 있다. 게다가 케이스들은 대부분 미국 기업과 관련된 것이다. 아무리 세계화가 되었다지만, 미국식의 기업문화와 다른 직장에서 일할 작정이라면, 하버드 MBA라고 해서 어디서 나 통하는 경영 秘法(비법)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한국 기업에서 이들이 배운 기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에 적당한 보수를 받을 수 있는지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실제로 대부분 의 한국 출신 하버드 MBA들은 한국에 돌아간다고 해도 「한국 기업」이 아 닌 「한국에 있는 외국기업」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

엘리트의 경쟁력

지난해 여름 케네디 스쿨에서 하버드의 경영대학원, 법과대학원, 행정대학 원을 비교하는 간단한 세미나에 참석한 일이 있다. 이런저런 분석과 토론 끝에 누군가가 『누가 뭐래도 가장 큰 차이는 경영대학원과 법과대학원 출 신들이 행정대학원 출신들과는 비교가 안 되는 많은 돈을 번다는 것이겠지 』라고 했다. 바로 그 순간 강의실 한 구석에서 『그러니까 우리 공무원들 이 할 일은 그 친구들에게 철저하게 세금을 때리는 거야』란 코멘트가 흘러 나와 강의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지난 한 해 동안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관한 이야기는 꽤 자주 들었다. 하버 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하는 것은 어디서나 살 수 있는 흔한 티셔츠에 좋은 상표를 붙이는 순간 값이 세 배로 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인색한 평도 있었고, 「강 건너」에서는 교수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수십 명의 손이 순식간에 올라간다든지, 「강 건너」 졸업생들은 엄청난 보수를 받는다든 지 하는, 치열한 경쟁과 돈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어린 이야기들도 있었다 . 그 중에는 어느 클래스에서 낙제 위험에 처한 동기를 구하기(?) 위해, 그 학생이 먼저 손을 들 때까지 다른 학생들이 모두 기다려 주었다는 美談(미 담)도 없지는 않았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취재를 마치고 나올 때, 홍보담당자 아이스너氏는 『하 버드 경영대학원 학생들이 돈벌이에 血眼(혈안)이 되어 서로 무자비한 경쟁 을 하는 곳만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기업이 아닌 公共분야에서 직장을 구하는 학생들도 있고, 강의실 안에는 밖에 알려진 대로 경쟁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진한 우정도 있다는 것이다. 그럴지도 모 르겠다.

취재를 마치고 찰스江을 건너, 강 이쪽 편으로 돌아오니 마음이 편하다. 「 강 건너」에서 볼 때는 찰스江의 강물조차 빨리 흐르는 것처럼 보였다. 미 국 사회가 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처럼 치열한 경쟁 속에 살벌하게 돌아가지 는 않는다.

일상생활에서는 미국 사회가 거대한 非효율 덩어리처럼 보일 때가 오히려 더 많다. 은행원들의 느려터진 일처리를 보고 있으면 속에서 불이 난다. 관 공서나 상점에서 문제가 생기면 『거기서부터는 내가 잘 모른다』며 느릿느 릿 상급자를 데리러 가는 직원들을 보고 있으면 한심한 생각이 든다. 개인 의 임의성을 최대한 배제하는 매뉴얼을 따라 다들 「바보 로봇」처럼 움직 이고 있는 것 같다. 담당자의 자의적인 일처리가 적고 예측 가능성이 높다 는 점에서는 실리적이지만, 도대체 어디서 창의성과 효율이 나온단 말인가 하는 의심이 늘 있었다.

아이들을 미국 학교에 보내고 있는 외국 친구들은 『미국의 학교들은 놀자 고 다니는 곳인지 공부하자고 다니는 곳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불평 하곤 했다. 아이들을 저렇게 놀게 하면 나중에 자기 나라에 돌아가서 바보 가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했다. 수수께끼는, 그런데도 왜 미국에서 가장 많은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며, 이 나라가 세계를 지배하는 일류국가인가 하는 것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취재하면서 엘리트의 경쟁력이라는 말에 대해 생각했 다. 경쟁을 마라톤에 비유한다면, 선두에 선 미국의 엘리트 그룹은 빨리 뛰 고 잘 뛴다. 미국은 피트니스(fitness)의 나라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뛰 고 또 뛰는 저 조깅 중독자 미국인들을 보라. 단순히 몸무게를 줄여 건강하 고 훌륭한 몸매를 유지하자는 생각만으로 저렇게 뛸 수는 없다. 조깅은 피트니스 상태를 理想的(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미국 문화의 한 단면 이다. 간결함과 효율을 좋아하는 미국인들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참지 못한다. 업무용 편지나 보고서 한 장을 써도 쓸데없는 이 야기로 시작하지 말고, 돌아가지 말고, 줄이고 또 줄이라는 나라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생산성을 해치는 군더더기가 생겼다고 판단되면 가차없 이 다운사이징을 단행한다. 당연히 종신고용 따위는 없다. 자본은 인정사정 볼 것 없이 가장 이익이 많이 나는 분야를 향해 신속하게 움직이고, 우수 한 인재들은 돈 많이 주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향해 변명 없이 몰려든다.

인생은 자기 힘으로 뛰는 것

미국 사회의 力動性을 받치는 이 경쟁의 논리는 불필요한 살점을 덜어내고 , 근육을 단련하여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달리는 미국인들의 조깅 과 마찬가지 역할을 한다. 엘리트 집단일수록, 제한된 가치를 위한 경쟁일 수록 그 强度(강도)는 치열해진다. 시스템은 전체의 생산성과 효율을 提高 하기 위해 내부 경쟁의 패자를 과감하게 희생시킬 각오가 되어 있다. 그래 서 非인간적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바로 이러한 미국 엘리트 사회의 치열한 경쟁을 단적 으로 보여준다. 엘리트 그룹에 들어가는 높은 진입장벽을 넘었다고 해서 안 락한 생활이 펼쳐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가르친다. 시스템은 경쟁의 敗者 가 좌절한 개인이 되어 조직에 무임승차함으로써 전체의 생산성을 떨어뜨리 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언제라도 자유경쟁의 시장에 나가 비싼 값에 팔릴 수 있도록 평생 자신의 상품가치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 된다. 학생들은 눈앞의 빡빡한 강의 스케줄과 강의실 안의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 다고 엄살을 떨지만, 하버드 경영대학원이 가르치는 평생의 교훈은 케이스 방식이 아니다. 사실은 一流(일류)와 최고는 어떻게 관리해야 그 명성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가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케이스 방식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그것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이 체험을 통 해 찾아낸 적절한 품질관리의 한 수단일 뿐이다. 내일부터 당장 한국 대학 의 강의실에 케이스 방식을 도입한다고 해서 장래 일류 경영자들을 키워내 지는 못할 것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통해 보아야 할 것은 「돈벌이 선수를 키워내는 좋은 학교가 아니라 인재들을 단련시켜 사회로 내보내는 효율적인 제도」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미국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엘리트를 혹독하게 훈련 시켜 자부심을 갖게 하는가를 보여 주는 상징적인 하나의 사레이다. 오늘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찰스 강변에서 조깅을 하고 있다. 미련하고 지독하게 뛰고 또 뛴다. 저렇게 달리는 미국인들은 「인생은 자기 힘으로 뛰는 것」이라는 점 한 가지는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마 라톤에서처럼 끝까지 자기 힘으로 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그리고 스 스로 페이스 조절을 하며 뛰지 않으면 낙오하고 만다는 것을 진작에 체득하 고 있는 것 같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略史 / 입학생과 교수 / 입학하려면? / 학비와 생활비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1908년 설립되었다. 당시 정규학생은 33명. 하버드 대 학의 고어 홀과 와이드너 도서관의 꼭대기층을 빌려 시작한 작은 규모의 대 학원이었다. 1924년 뉴욕의 은행가 조지 F. 베이커가 500만 달러를 기부, 찰스강 너머에 첫 건물을 지어 오늘날의 캠퍼스를 갖게 되었다. 1912년 처 음으로 케이스 방식 수업을 도입한 이후, 1924년부터는 이 방식이 경영대학 원의 교육 방식의 주축이 되었다. 1960년에 여학생이 처음으로 MBA 학위를 받았다.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 경영학 석사) 과정 이외에도 경영 학 박사 과정, 그리고 고위 경영자 과정(Executive Program) 등 세 개의 과 정이 있다. MBA 과정에는 약 1800명의 학생이 등록하고 있고, 박사 과정이 100명, 고위 경영자 과정이 약 3000여 명이 등록하고 있다. 지금까지 하버 드 경영대학원의 다양한 코스를 마친 졸업생은 약 6만여 명, 이중 반 정도 가 MBA 출신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입학생과 교수

2001년 졸업 예정자들의 경우, 8476명이 지원, 898명이 입학허가를 받았다 . 이중 여학생들의 비율이 31%, 외국학생들의 비율은 18%이다. 여학생들의 경우, 1965년 2%에 불과했던 비율이 1975년 11%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1 0%를 넘었고, 1985년에는 25%로 늘어났다. 외국학생들의 경우, 1975년에서 2000년까지 15%~25% 선을 유지하다가, 최근 들어 30%를 넘는 괄목할 만한 신장세를 보였다.

입학생들의 학부 시절 전공을 비교해 보면, 인문사회과학 전공자가 약 41% , 공학, 자연과학 전공이 31%, 경영학이 24% 그리고 기타 4%이다. 이 비율 은 크게 변화가 없었지만, 대체로 인문사회과학 출신들의 비율이 줄어들고 , 공학과 자연과학 출신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1999년 입학생들의 경우, 25세~26세가 전체의 38%, 27세~28세가 29%를 차지 , 20代 중후반 학생들이 주축이 된다. 24세 미만은 약 13%, 29세 이상이 20%다. 교수 및 강의진은 217명(남자 173명, 여자 44명). 기타 교직원 630여 명. 경쟁과 전략이라는 개념으로 유명한 마이클 포터,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 자 로버트 머튼, 리더십 분야의 권위자 존 코터 등이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 수들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입학하려면?

하버드 경영대학원 지원서류는 학교측에서 요구하는 지원양식 이외에 에세 이 5~6편(한 편당 약 300단어 분량), 학부 성적, GMAT, TOEFL(非영어권 학 생들의 경우), 그리고 추천서 세 장이다. 이 요구사항은 미국의 다른 경영 대학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무엇이 當落(당락)을 결정하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 직장경력도 중요하고, 학부성적도 좋아야 하고, 에세이와 추천서도 훌륭해야 하며 운도 있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 안전하다. 원서 마감일은 2000년 11월1일, 2001년 1월5일과, 3월2일 세 차례지만, 학 교측에서는 외국 학생들의 경우 2차 마감일 이전에 지원할 것을 권하고 있다. 관련 정보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웹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www.hbs.harvard.edu)

학비와 생활비

1999~2000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을 다니는 데 1년간 들어간 비용은, 독신 자를 기준으로 총 4만9314달러였다. 2000~2001년의 경우 이 비용은 약간 올 라서 5만1700달러(등록금 2만8500달러, 의료보험 1383달러, 기숙사 9747 달 러, 개인비용 9688달러 등)로 예상된다. 실제 비용은 이 수준보다 높여 잡 는 것이 좋다. 경영대학원의 장학금은 대부분 대출 형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