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

삼성을 넘어서는 기업들

오뚜기 2005. 1. 21. 13:40
지난 한 해 동안 100억 달러 이상의 이익을 남긴 회사는 전 세계에서 두 개다. 하나는 도요타이고, 다른 하나는 삼성전자이다. 이런 점에서 삼성전자가 만들어 낸 기록, 즉 삼성그룹이 만들어 낸 기록은 신화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소니, 마쓰시타, 도시바 등 일본의 전 전자 회사들의 이익 총계보다 삼성전자가 한 회사의 이익이 많았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삼성의 신화가 그렇게 오랜 역사를 가진 것은 아니다. 1993년 삼성그룹의 상품 가운데서 세계 일등 상품은 하나도 없었다. 지난 해를 기준으로 삼성그룹의 상품 가운데 모두 23개가 세계 일류에 속하게 되었다. 특정 기업에 대한 편애를 가진 사람들이란 오해 때문인지 몰라도 유독 한국에서는 기업 연구가 드문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삼성그룹은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깊이 연구해 볼 만한 대상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모든 분야에서 삼성은 넘어서는 그런 조직을 만들어 내야 하겠다는 자세로 노력한다면 한국병의 상당 부분은 치유되고도 남음이 있을 것으로 본다. 기업의 성공은 행운에서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결정 요인들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삼성의 성공은 이런 저런 요인 때문이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몇 가지 요인들은 우리나라의 조직들이 혹은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도약을 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란 생각이 든다.

그것은 반도체가 일류가 되면서 삼성이 만들어 낸 심리적 장벽의 극복이란 면을 들 수 있다. 반도체 신화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삼성의 조직 구성원들은 윗 선에서 일류기업 혹은 일류 상품이란 주장을 수없이 반복하더라도 이를 자신이 할 수 있고, 자신의 문제라고 받아들였던 사람들은 다수는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메모리 분야에서 천신만고 끝에 일종의 'Break Through'가 일어날 수 있었고, 이것이 그룹 내에 다른 분야에 미친 영향은 엄청나게 컸다고 본다. 그러니까 마하를 돌파하는 초음속 비행기처럼 그 동안 ’우리는 이 정도면 된다. 우리가 어떻게 감히 세계 일등이 될 수 있느냐‘는 선입견을 돌파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 것이 바로 메모리 반도체 분야라고 할 수 있다.

▒ Why not me?



전쟁의 승리를 위해 필요한 것이 확실한 교두보 인것처럼 삼성의 세계 일등 전략은 반도체 분야에서 시작되어 요원의 불꽃처럼 번져 나가게 된다. 한국인의 특성 가운데 뚜렷한 부분 하나가 질투와 시기심이다. 이것 역시 제대로 선용하면 대단히 건설적인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생각해 보라. 옆에서 늘 함께 일하고 지내던 사람들이 일등 신화를 만들어 낸 주역이 되었다고 하자. 함께 지내는 다른 분야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어, 저 친구들도 하는데, 우리라고 못할 것이 있나’ 한 마디로 'Why not me?'라는 정신이 부활하게 된다.

조직 차원에서 이 같은 부분의 중요성은 개인적이 체험에서도 얼마든지 유추가 가능하다. 사람들은 한계 상황까지 자신을 밀어붙이고 좀처럼 전력투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 자신의 결심에 의해서건 아니면 우연에 의해서건 스스로 특정 프로젝트에서 확고한 성공 체험을 해 본 사람들은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목표가 달라지게 된다. 이런 부분들이 집단적인 움직임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 오늘날 삼성의 약진 가운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본다.

심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법이 없다. 오늘날 한국 사회를 보면 지나치게 자신감을 상실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초근목피(草根木皮) 하는 상태에서 이렇게 짧은 기간동안 신화에 가까운 상황을 만들어 온 근대사는 얼마든지 미래를 창조하는데도 크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 스스로 심리적 한계치를 돌파하려고 무던히 노력해 보라. 만일 여러분이 조직을 이끄는 리더라면 조직 전체 차원에서 역량을 결집해서 심리적 한계를 넘어서 보라. 만일 여러분이 공동체를 이끄는 리더라면 자신감을 불어 넣어 보라. 그리고 재도약을 향해 독려해 보라.


출처 : 스카이벤쳐